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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및 정책

[EV 전환 시리즈②] 도시는 EV를 원하고, 산업은 속도를 늦춘다 – 트럼프 시대의 북미의 충돌

by 이이이이삼삼삼 2025. 3. 28.

 

로스앤젤레스·뉴욕·밴쿠버, 도시가 앞장서는 북미의 전기차 전환

전기차(EV) 전환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하지만 북미에서는 흥미로운 양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연방정부나 자동차 산업보다, 도시들이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죠.

이번 글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뉴욕, 밴쿠버 세 도시를 중심으로, 이들이 어떻게 전기차 중심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각 도시의 전략과 속도, 그리고 그 배경에 숨은 정치적 긴장까지 함께 들여다봅니다.

트럼프의 재등장, 연방정부의 입장 변화, EV 인프라 부족 등은 이 전환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 북미 도시들이 겪고 있는 ‘속도와 방향’의 충돌,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전기차 정책: 캘리포니아의 규제 실험실

로스앤젤레스는 북미 EV 정책의 테스트베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 아래, LA는 도시 전체가 ‘무공해차(ZEV)’ 전환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LA시의 대중교통 수단 상당수는 이미 전기차로 전환되었습니다. 시 소속 버스, 공공기관 차량, 일부 택시는 전기차가 기본입니다. 신규 등록 차량의 절반 이상이 EV입니다.

충전 인프라 역시 강점입니다. 전국 최고 수준의 공공 충전소 밀도를 자랑하며,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업용 EV 전환도 병행 중입니다.

2035년까지 신규 차량 100% 무공해화라는 목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행 중인 정책입니다. 특히 저소득층 대상 EV 보조금 확대는 도시형 전환 모델로서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시 전기차 전략: 공유 모빌리티와 대중교통 중심

뉴욕은 ‘자동차 소유’보다 ‘이용’ 중심의 도시입니다. 이 구조는 전기차 전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뉴욕시는 전기버스 전환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25년 현재, 시내버스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로 전환되었고, 2030년까지 100% 무공해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공유차량 플랫폼(Uber, Lyft)에도 전기차 의무 비율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EV 우선 면허 발급 제도를 통해 친환경 차량 도입을 유도 중입니다.

EV 충전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지만, ‘EV Make-Ready’ 프로그램을 통해 민간 충전 사업자와 협력해 인프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밴쿠버: 북미 최고 수준의 ZEV 도시 선언

캐나다 밴쿠버는 2030년까지 Zero Emission City 전환을 선언한 대표적인 친환경 도시입니다.

2025년 기준, 신규 등록 차량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일 정도로 빠르게 보급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택시, 물류차량 등 상업용 차량도 EV 의무 비율이 적용됩니다.

연방·주정부의 EV 보조금과 함께, 공공 및 주거용 충전소 확대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특히 다세대 주택 벽면 충전기 설치 보조는 밴쿠버만의 특화 정책입니다.

밴쿠버는 시민 인식, 제도,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생활형 전환 도시’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북미 주요 도시 EV 보급률 비교

로스앤젤레스: 전체 등록차량 중 약 28%가 EV, 신규 차량의 45%가 EV

뉴욕: 전체 등록률은 낮지만 공유 차량·버스 등 실질 운행 차량 전환율은 높음

밴쿠버: 신규 등록 차량 중 EV 비중 약 50%, 캐나다 평균(15%)보다 압도적으로 높음

도시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EV 보급을 주도하고 있으며, 보조금, 인프라, 규제를 유기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예산·시장 상황 등에 따라 속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연방정부와 도시 정책의 충돌

미국은 연방 단위 EV 정책이 자주 흔들리는 구조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EV 비율 50% 목표를 내세웠지만, 정치적 저항과 예산 문제로 실행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반면, 도시나 주정부는 자체 예산과 조례로 전환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은 도시 독립적으로 EV 전략을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정책 격차와 도시 간 불균형을 초래하는 동시에, 지방정부의 역할을 더 부각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재집권과 EV 전환의 불확실성

2025년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EV 전환에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취임 이후 EV 보조금 축소와 연방 차원의 배출 규제 완화를 지시하며, 전기차 중심 정책에서 한발 물러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EV 전환을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하고 산업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의 보조금 축소, 내연기관차 규제 완화, 에너지 정책의 전환 등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방정부의 EV 정책 추진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연방의 역할 축소로 인해 도시 간 격차도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A, 뉴욕, 밴쿠버 같은 주요 도시는 자체 로드맵에 따라 EV 전환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EV 전환에 대한 시민 반응과 접근성 문제

북미 도시들의 EV 정책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도시별 시민 반응은 온도차가 있습니다.

LA·밴쿠버는 친환경 이동수단에 대한 인식이 높고, EV 수용성도 좋습니다. 그러나 뉴욕은 충전 인프라 부족, 높은 차량 가격 등 현실적인 불만이 존재합니다.

다세대 주택 거주자나 저소득층의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도 일부 시행 중입니다. 예: 공공 충전소 확대, 맞춤형 보조금 등.

세 도시의 전략 비교: 전환의 방식은 다르다

로스앤젤레스: 규제 기반, 공공차량·상업용 EV 전환 중심

뉴욕: 공유 차량 및 대중교통 중심, '차 없는 도시' 구조에 특화

밴쿠버: 도시 설계와 시민 참여 중심의 ‘생활형 EV 도시’ 모델

모두 동일한 목표를 향해 가지만, 도시의 조건과 문화에 따라 전략은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습니다.


북미 도시들이 향하는 미래: 속도는 달라도 방향은 같다

도시들이 주도하는 EV 전환은 기술 혁신을 넘어, 도시의 구조와 시민의 삶을 바꾸는 흐름입니다.

LA, 뉴욕, 밴쿠버는 각자의 방식으로 무공해차 중심 도시를 준비 중이며, 이 경험은 다른 도시들의 EV 정책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서울, 도쿄, 싱가포르 등 아시아 도시들의 EV 전환 사례를 살펴봅니다!